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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2부 김태리 "대상 배우 부담감? 이 순간을 살아요"[★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1-07
대상 배우로 우뚝 선 김태리가 '외계+인' 2부로 돌아왔다.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지금 이 순간만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김태리의 미소는 그의 다음, 그 다음 얼굴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김태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현재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태리가 '외계+인' 2부에서 모두를 지키기 위해 미래로 돌아가려는 '이안'으로 한층 깊어진 연기 내공을 선보였다.

김태리는 "관객의 마음으로 오래 기다렸다. 근데 영화를 보니까 이렇게 오랜 시간 공들인 가치가 있지 않나 싶었다. 특히 엔딩 시퀀스가 놀라웠고, 많은 감정이 응축돼서 표현됐더라"며 "사실 배우로서는 그 안에서 오리무중인 상태였다. 제가 표현할 게 굉장히 많았다. 그런 게 어렵기도 했는데 영화를 보니까 굉장히 좋았다. 음악과 함께 모든 감정이 잘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연출의 힘이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외계+인' 1부는 큰 기대 속에 개봉했지만, 다소 부진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김태리는 "사실 모든 배우들이 1부의 흥행 실패에 대해 분석했다. 무엇 때문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고, 2부는 어떤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개인적인 생각은 '함께 개봉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너무 많은 미스터리가 있었고, 그게 해소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근데 2부에서 모든 수수께끼가 풀린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태리는 최동훈 감독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 촬영이 끝나면 배우들은 차기작을 찍거나,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근데 감독님은 1년 넘게 붙잡고 계시지 않나. 계속 저희를 만나면서 모든 배우를 짝사랑하셨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최동훈 감독은 전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이에 김태리는 "어제 감독님의 그간의 모든 힘듦이 느껴져서 아주 슬펐다"면서도 "기분이 좋았던 건 어제 영화를 보니까 잘 나온 것 같더라. 좋은 결과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김태리에 대해 "예상치 못한 질문을 많이 던지고, 나에게 자극을 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태리는 "저는 시작 전부터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저는 감독님께 감사한 게 하나도 허투루 들으시는 것 없이 잘 받아주신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거기서 파생되는 곁가지 이야기들을 나누는 거다"라며 "'외계+인' 이후의 현장에서 더 아이디어를 많이 던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서사의 구멍이나 연결 지점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 사실 배우한테는 필요한데 연출가한테는 필요 없는 것일 수 있다. 저는 논리적으로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해야 중간을 건너뛰더라도 연기할 수 있다. 감독님한테 세계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고, 감독님도 참고하셔서 영화로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김태리는 '외계+인' 촬영 현장에 대해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행복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좀 추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저는 여태까지 사랑이라는 걸 잘 몰랐다. 근데 시간이 좀 지나면서 '그때 왜 그렇게 좋았을까?'라고 복기하다가 내린 결론인데, 사랑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현장이었다. 사랑이라는 게 연인 간의 사랑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함께하는 동지들 사이에서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는 느낌을 받았고, 저도 애정을 드렸던 현장이었다. 그런 걸 처음 느껴봤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무륵(류준열 분)과의 더욱 깊어진 관계에 대해서는 "상황 속에 놓인 해석이 있었다. 어렸을 때 한 번의 인연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 과정에서 애틋하고, 동지라는 생각이 컸을 것"이라며 "그러다가 감정이 증폭되는 게 작별 인사를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영화에 총이 나왔으면 쏴야 하고, 만나지 못했으면 언젠가는 만나야 하는 것처럼 제대로 하지 못한 작별 인사로 마지막에 어떤 만남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류준열 오빠는 첫 촬영 때 긴장을 많이 했는데 촬영을 가장 편하게 만들어준 사람 중 한 명이지 않을까 싶다. 오빠도 긴장을 하고 있었고, 제가 오빠에게 무슨 도움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한 작품을 마친 동료가 같이 있다는 사실이 의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빠는 물론 더 멋있는 배우가 돼서 돌아왔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그러면서 "'외계+인'도 그랬듯이 뭐든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제가 하는 일이 동지가 너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그 동지 중 한 명으로서 준열 오빠를 만나서 저는 너무 의지가 되는데 그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태리는 지난해 SBS 드라마 '악귀'를 통해 '2023 SBS 연기대상' 대상을 받았다. 그는 "예전에는 상을 받으면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저를 만들어줬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가 대신 받는 상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제는 저를 포함해서 드라마를 위해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든 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누군가는 대상을 커리어의 정점이라고 말하지만, 김태리는 더 먼 곳을 바라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지금, 이 순간만 살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하는 작품, 지금 홍보하는 작품이 잘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작품에 들어갈 때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긴 해서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며 "근데 그 부담감은 당연한 거고, 그 이상의 부담감은 없다. 저는 그걸 이겨내는 최선의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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