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보가 대립각을 세웠던 역할의 배우가 교체된 후 상황들을 전하며 아쉬움을 밝혔다.

이상보는 10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로로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KBS 2TV 일일드라마 '우아한 제국'(극본 한영미, 연출 박기호)과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아한 제국'은 거대한 힘으로 짓밟힌 정의와 감춰진 진실, 잃어버린 인생을 되찾기 위한 두 남녀의 처절하고도 우아한 복수의 여정이다.

그는 극 중 나승필 역을 맡았다. 나승필은 장기윤(이시강 분)과 대립각을 세우는 역할로, 복수심 하나로 버텨온 사람이다. 그러나 재클린 테일러(손성윤 분)를 위해 희생되면서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당초 장기윤 역은 김진우가 연기했다. 그러나 일신상의 이유로 김진우가 하차하면서 빈자리는 이사강이 채웠다. 주연 배우 교체는 극 중 한창 대립각을 세울 때 이뤄졌으며 가장 당황스러웠을 사람은 다름 아닌 이상보였던 것. 이에 "나도 합류를 늦게 했지만, 진우와 많은 걸 준비했다. 그런데 대상이 완전히 바뀐 것"이라며 "아마 다른 친구들도 힘들었을 것이고 이시강 배우도 어려운 결정을 해준 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촬영을 끝낸 후 조감독에게 배우 교체 얘기를 들었다.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라며 "큰일이 나지 않는 이상 뭐가 있지 않은데 말이다. 배우가 교체되니 그동안 준비해온 합이나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는 것도 생략됐다. 이런 면에선 허탈했고 아쉬웠다"라며 "드라마 핵심 키워드는 복수다. 그런데 아예 드라마가 복수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가족적인 드라마가 되니 시청률과 화제성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시강 배우로 바뀌면서 대립각이 많이 삭제됐다. 또 난 이시강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게 3~4신 정도였다"라며 "끝날 때까지 거의 대립각을 세우면서 팽팽한 의도가 사라져버리니 그런 내용들도 많이 생략됐고 그 부분이 아쉽다"라고 토로했다.

메인 악역의 성질이 바뀌고 대립각이 없어진다는 사실은 이상보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나 다름없다. 대립각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상보의 분량이나 캐릭터의 중요도가 비교적 줄어든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아쉽진 않았을까.

이상보는 "분량이 줄어든다는 건 보여준다는 게 한정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한정적이라고 그 인물이 개연성 있게 전달하면 납득할 수 있는데 역할이 아예 떠버리는 느낌이었다. 복수를 시작했는데 복수에 지쳐서 말로는 복수라고 하지만 결국 재클린(손성윤 분)을 위해 희생한다. 이게 제대로 된 복수 한번 없다는 게 신이 줄어들더라도 개연성만 있으면 납득이 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과감하게 복수하거나 실패하는 걸 원할 텐데 시도하다가 그 복수가 아닌데 복수를 위해서 칼을 갈아야 한다. 복수를 시도한 적도 없고 오히려 당하기만 하니까..."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