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이혜정이 이혼을 결심했고, 남편 고민환과 가상 이혼 합의서를 작성했다.

14일 방송된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는 이혜정, 고민환 부부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고민환은 "이런 소리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사는 것도 반쯤은 이혼 상태다. 저는 아내가 자고 있을 때 조용히 출근하고, 아내는 아침부터 일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자기 할 일이 분명히 있다. 함께 하는 필요성과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혜정은 일어나자마자 빨랫감을 치우고, 남편의 옷과 이부자리를 정리했다. 또한 고민환은 휴지를 쌓아뒀고, 이혜정은 그대로 버렸다. 그는 "저는 화장실에서도 휴지 딱 한 장만 쓴다"며 "젊었을 때 남편에 대한 배려 없이 자기 강한 주장을 내세우는 버릇이 아직까지 있다. 그게 아마 갈등의 발단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고민환은 휴지를 버린 데 분노했고, "앞으로 잘해라. 예전에 집문서를 당신이 버리지 않았냐. 그 수준이다"라고 호통을 쳤다. 이에 이혜정은 "우리 집은 무조건 남편의 승리다. 원래 합리적인 성격인데, 어느 상황에 이해가 안 되면 욱하는 게 있다"고 했고, 고민환은 "집사람은 제가 강압적인 얘길 하면 반발을 하는데 저는 일부러 그러는 거다. 그래야 알아차린다"고 말했다.

이혜정은 "(남편과) 맞는 걸 찾으라 그러면 열 손가락에 발가락까지 합쳐도 반 개도 못 찾을 것 같다"며 "두 사람이 만나서 허우적 거리면서 살았는데 어떤 게 크고 작은 상처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살아오는 동안 상처가 쌓였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혜정은 결혼 45년 만에 이혼을 결심했고, 남편에게 털어났다. 그는 "이게 요즘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당신한테 동의를 구하고 싶다. 우리가 햇수로만 45년을 살고 있다. 45년 살아도 바뀌지 않는 당신이나 45년 함께해도 늘 가슴 아픈 나"라고 말했고, 고민환은 "왜 가슴이 아프냐. 욕심이다"라고 말을 끊었다.

이혜정은 "내 인생은 꼭 이래야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쯤에서 이혼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당신이랑 45년을 살아왔지만, 나도 내려놓고 혼자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늘 모시고 살았다. 정말 작은 일에도 멋대로다. 나한테 했던 일들, 상처 준 일들 생각해봐라"라고 말했다.

이에 고민환은 "혼자만 힘든 거 아니다. 그런 우여곡절이 누구나 다 있는 것 같다. 매사를 따지는 건 잘못된 거다"라면서도 "알았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은 가상 합의 이혼서를 작성했다.

이혜정은 "가상이지만, 가슴이 쿵한다. 살아온 세월을 종이 한 장으로"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민환은 "나 없이 네가 어떻게 잘 사는지, 어떻게 하면 헤어질지 고민한 적도 있다. 이렇게 내가 나가면 더 두려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집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