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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친형만 '징역 2년' 선고..'61억→20억' 횡령액 줄어 [종합]

  • 서울서부지법=한해선 기자
  • 2024-02-14
박수홍의 출연료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박수홍의 친형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수홍의 형수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친형 박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는 없다고 보고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형수 이모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씨가 단독범행을 한 정황이 보이지 않으며, 메디아붐에 명목상 등재만 돼 있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박수홍씨의 정산금을 주지 않았다기보다는 수익금을 다시 빼돌려 횡령했는지가 중요하다"며 박씨의 횡령 금액을 20억원 정도로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박씨가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라엘과 메디아붐에서 각각 7억원, 13억원가량을 횡령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씨가 라엘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후 이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점을 가장 큰 횡령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라엘을 통해 백화점 상품권을 샀는데, 회사 업무에 맞게 사용했는지 봐야 한다. 피고인은 사용처를 대부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피고인은 박수홍의 지인, 방송 관계자에게 명절 선물을 줄 목적으로 상품권을 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인으로 구입한 상품권이 박수홍과 부모님을 위해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라엘과는 구별돼야 한다. 개인적 소비를 위한 비용, 부모의 생활비까지 제출된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화점 외에 테마파크, 학원비로 사용된 금액도 있는데 피고인은 복리후생으로 썼다고 했다"며 "그러나 라엘의 복리후생에 이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내용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횡령죄는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라엘에 근무하지 않은 이들을 근무하는 것처럼 횡령금 6억 8000만원 쓴 공소사실이 있다"라며 "허위 급여는 박수홍이 아니라 피고인과 가족을 위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절세 내지 탈세를 위해 외형적으로도 탈법적인 방식을 썼다. 라엘은 근로자가 아닌 제3자에게 급여를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라엘에서) 횡령이 주장된 금액은 19억 661만 51원이었으나, 모든 판단으로 볼 때 횡령 금액은 7억원 정도이며, 나머지 횡령 금액은 무죄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한 박씨가 메디아붐을 통해 횡령한 금액으로는 "피고인이 메디아붐을 통해 횡령한 금액은 13억원에 달하며 모두 유죄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재판이 끝난 후 박씨와 이씨는 서둘로 취재진을 피해 법정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이 "오늘 선고 내용에 대해 추가로 할 말 없냐"고 물었지만, 박씨와 이씨 모두 손을 내저으며 대답을 회피했다.

박수홍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취재진에 "검찰이 구형한 형량에 비해 오늘 선고 형량이 대폭 감형됐는데 검찰과 상의해서 적극 항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씨가 박수홍 통장에 들어간 돈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로에서 부보님과 박수홍을 위해 썼다는 것 때문에 재판부가 양형을 했는데, 박씨가 책임져야 할 돈을 가족을 위해 썼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씨의 무죄 선고에 대해선 "형수는 증거상 필체도 다 남아있는데 박씨의 횡령을 전혀 몰랐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형사소송에서 박씨의 횡령을 밝히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며, 민사소송에서 박씨의 횡령 사실이 밝혀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에 노 변호사는 "형사소송은 돈이 증발한 과정을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며 "민사는 박수홍 매출에 대한 정산이 박씨에게 있어야 하고 상대인 박씨가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는 이날 양형의 중점이 된 부분으로 "재판부는 박씨가 부모님을 위해 돈을 사용한 부분을 봤다"며 "MNS통장은 재산상 관리자가 용처 입증을 해야 하는데 개인 경우에도 재산 증발에 대해 소명을 못했다고 해서 무죄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박씨와 이씨의 처음 횡령 금액을 어느 정도로 봤냐'는 질문에는 "10년 간의 금액 차액만 116억원으로 봤다"고 답했다.

이날 1심 선고는 지난 2022년 10월 검찰 기소 이후 1년 4개월여 만으로, 10차례의 공판 끝에 이뤄졌다.

앞서 박수홍은 지난 2021년 4월 횡령 혐의로 박씨, 이씨 부부를 고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연예기획사 라엘, 메디아붐 등 2곳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수홍의 출연료 등 40억원대를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당초 박씨 등이 횡령한 금액은 61억7000만원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이 최근 박씨가 박수홍의 개인 자금에서 횡령한 액수를 당초 28억여원에서 중복된 내역 등을 제외한 15억원가량으로 수정해 공소장 내용을 변경했다.

박씨는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으며, 변호사 선임, 부동산 관리비 명목의 횡령만 인정했다. 이씨는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결심 공판에서 박씨에게 징역 7년,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박수홍을 위해 썼다면서도 혐의를 은폐했고 박수홍의 이미지 타격에도 적지 않아 죄질이 나쁘며 태도도 나쁘다. 이씨도 악플 등 박수홍에게 추가 피해를 전했다"고 말했다. 박수홍 역시 같은달 22일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이들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서울서부지법=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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