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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피엔드' 이기택 "롤모델='광해' 이병헌..메타몽 같은 배우 되고파"[★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4-02-25

배우 이기택이 TV조선 주말드라마 '나의 해피엔드'(극본 백선희, 연출 조수원)에서 '순애보 연하남'이자 파수꾼 같은 듬직한 매력으로 안방 여심을 사로잡았다. 극 초반엔 선인인지 악인인지 모를 묘한 긴장감을 줬지만, 후반 엔딩에선 권선징악의 조력 엔딩으로 속시원한 쾌감을 선사했다. 이기택은 지금껏 작품 중 '나의 해피엔드'에서 장나라의 로맨스 상대인 가장 큰 롤, 훈훈한 롤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나의 해피엔드'는 성공만을 쫓던 한 여자가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으로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는 휴먼 심리 스릴러 드라마. 장나라와 손호준이 '고백부부' 이후 6년 만에 부부 역할로 또 한번 재회했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의사요한' 등을 선보인 조수원 감독이 연출했다.

극 중 이기택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오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드레브 디자인팀 총괄 팀장 윤테오 역을 연기했다. 테오는 남편 허순영(손호준 분)과 절친 권윤진(소이현 분)이 불륜관계란 사실을 알고 무너진 드레브 대표 서재원(장나라 분)을 곁에서 지키면서 동료 이상의 좋아하는 감정을 느꼈다. 테오는 윤진의 대학 후배로 재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 의심스러운 모습도 보이며 미스터리한 재미를 끌어올렸다.

이기택은 과거 YG KPLUS 모델로 활동하다가 2020년 웹드라마 '두 여자의 위험한 동거 - 인서울2' 철또 역으로 연기에 데뷔, 이후 '7일만 로맨스2' 서도현 역, '악마판사' K 역,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태선 역, '삼남매가 용감하게' 원지훈 역, '본아페티' 윤수 역 등으로 부지런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8개월 동안 '나의 해피엔드'를 촬영했고 방영을 마치는 소감은?

▶촬영이 끝날 때보다 방영이 끝날 때가 되니 현실적으로 끝나는 느낌이 크다. 매력적인 작품을 신인인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다. 처음 캐스팅 연락이 왔을 때 기쁨과 환희가 있었지만 긴 시간 매력적인 역할을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 그래도 하면서 즐기려고 하고 행복하려고 하고 생각을 바꾸려고 하니 그때부터 테오의 매력적인 부분이 잘 보이기 시작하더라. 뭉클함이 컸다.

-드라마 마니아가 많았다. 인지도가 올라간 것을 실감하는지.

▶요즘 많은 실감을 하고 있다. 식당 같은 데에 가면 사장님, 어머님이 음식을 조금 더 먹으라고 챙겨주시더라. 시청자 글을 보면 테오가 이렇게 사랑 받구나 느낀다. 실시간 톡도 보고 모든 글을 봤는데, 확 와닿은 글은 테오가 문신한 걸 보고 어떤 분이 '이 남자 쥐뿔도 관심 없는데 문신이 매력적이어서 나도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웃음) 감독님과 고민한 테오의 매력적인 느낌이 살았구나 싶었다.

-'나의 해피엔드'는 진짜 해피엔딩이 된 거냐.

▶권선징악으로 끝났다. (소)이현 선배님도 벌을 받고 재원이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테오가 대표가 된다. 테오가 재원이에게 2차 고백도 하고 잘해보자고 하고, 재원이는 아버지, 딸 아린이와 함께 '우리 행복하게 살자'라고 한다. 모두 심판을 받고 뜻대로 되다 보니 모든 의미에서 해피엔드라고 봤다.

-처음부터 엔딩을 알고 촬영을 시작한 건지.

▶저희는 1~8부까지 (손)호준 선배가 농약으로 죽는 것만 알고 시작했다.

-개인적으론 엔딩을 어떻게 상상했나.

▶제 상상과 시청자 분들의 상상이 같았는데 '아린이 아빠는 누굴까', '이 모든 게 재원의 꿈이 아닐까' 생각했다.

-테오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했나.

▶2회까지 테오가 악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2회까지 재원 선배가 저를 의심할 때는 감독님 버전으로 악의적인 모습, 제 버전으로 다정한 모습 두 가지를 담았는데 신인으로서 다양하게 준비를 하려고 했다. 신마다 여러 생각을 했는데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 선배님이 충분히 들어주시고 고민을 같이 해주시면서 힘든 부분 또한 너무 즐거웠다.

-테오는 소중한 사람에게 파수꾼 같은 면모, 로맨티스트인 면모 등 다양한 매력이 있었다. 실제 이기택과 닮은 부분은?

▶테오는 8살부터 약 30년 동안 순애보적인 사랑을 했다. 미국에 있을 땐 재원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에 다시 오면서 어린시절 추억이 다시 떠올랐을 거다. 테오는 나와 60% 정도 닮은 것 같다. 아직 죽을 만큼 누굴 구해본 적은 없다.(웃음) 테오가 많이 순수한 것 같다.


-지금까지 출연한 TV 드라마 중 '나의 해피엔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역할을 맡았다. 연기에 부담은 없었는지.

▶부담이 없진 않았다. 부담을 가지니 경직돼서 보이더라. 그래서 즐기려고 했고 모르는 건 선배님들에게, 감독님에게 질문하면서 연기했다. 선배님들 작품을 찾아보면서도 연기하려고 하니 테오의 작은 부분을 계속 찾게 되더라. 처음 설정은 테오가 따돌림을 당했고 혼자 있다고 생각할 때 윤진이 와서 호감이 생긴 거다. 테오는 자립심을 갖고 유학을 가기도 하고 스스로 발전하는 인물이었다.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장면은?

▶제가 연기를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고 시작했는데, 매 작품마다 현장에 가는 게 행복했다. 그 행복이 선배님들과 얘기 나누고 감독님과 얘기 나누면서 더 커졌다. 그래서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신이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고 더 재미있는 소재가 됐다. 재원 선배님과 처음 만났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데 설렘이 제일 컸다.

-조수원 감독과 처음 함께 작업해 본 소감은?

▶드라마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를 좋아해서 조수원 감독님 작품 오디션을 볼 때 정말 놀랐고 기뻤다. 실제로 감독님을 볼 때마다 너무나 떨렸다. 캐스팅 된 후 감독님에게 '너목들'을 좋아했다고 하니까 부끄러워하시더라. 현장에서 감독님과 얘기하면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졌고 말에 힘이 있으시더라. 큰 리더십과 포용력이 있어서 좋은 작품을 만드셨구나 느꼈다. 촬영 전 감독님과 캐릭터 얘길 많이 했는데, 걸음걸이부터 어떻게 할지 말해주셨다. 옷, 문신, 헤어스타일 등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배 장나라와 로맨스 관계를 연기한 소감은?

▶선배님은 포용력도 있으시고 다정하기도 하고 정말 큰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 장나라 선배님이 감정적으로 보여줄 부분이 많았는데, 본인이 힘들 수 있는데도 한번도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모든 스태프분들과 즐기고 어울리면서 액션이 들어가면 1초 사이에 확 바뀌는 모습이 멋있었다.

-손호준, 소이현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호준 선배님과 이현 선배님도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현 선배님과는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신이 많았다. 대학 선후배로 서로 아껴주다가 서재원이란 인물 때문에 틀어졌고 갈 데까지 간 거다. 소이현 선배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정말 많은 감사함을 느꼈다. 호준 선배님은 제가 먼저 '선배 저 놀러가도 돼요?'라면서 집에 직접 놀러갔다.(웃음) 제 고민을 얘기하니 선배님이 '네가 생각한 게 맞지'라고 해주셨는데 진정성이 큰 선배인 것 같다.


-'나의 해피엔드'가 마니아를 모았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해피엔드'의 매력 포인트는 인물들의 관계가 명확했고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과 기억나는 수식어가 있다면?

▶'연하남에 너무 잘 어울린다. 다음 작품도 연하남을 해달라'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테오가 연하남이면서 순애보여서 많이 응원해 주셨다.

-스스로는 '연하남'과 '연상남' 중 어떤 포지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상대에 따라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어떤 수식어라도 붙는다면 감사하다.(웃음)

-배우로서 희망하는 수식어가 있다면?

▶제 독특한 이름을 살린 별명도 좋을 것 같다. 예전엔 '아키택처'였다.(웃음)

-'나의 해피엔드'는 자신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이렇게까지 선배님들이 따뜻할 수 있을까 싶었다. 여러 사람을 아우르는 방법, 표현 방법, 임하는 자세, 포용력 등 너무 많이 배웠다.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고3 때 영화 '광해'를 보고 이병헌 선배님 연기를 보고서 연기가 궁금해졌다. 부모님께선 군대를 다녀오고서 자아를 찾고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셨다. 당시 모델 출신 배우 선배님이 많으셔서 나도 모델 일을 하다 보면 배우로서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모델 일도 사명감을 갖고 했는데, 배우는 표현하는 일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롤모델이 있다면?

▶'광해' 이병헌 선배님을 보고 매력을 느껴서 이병헌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다.

-아직 이기택을 모르는 대중에게 자신을 소개한다면?

▶최근에 MBTI를 검사해 보니 ESTP가 나오더라. 뜻대로 나가려고 하는 편인데 일할 때는 J다. E이지만 아주 외형적이지도 않고, T 결과가 나왔지만 감수성이 있기도 하다.(웃음) 저는 밝은 편에 속하는 사람인 것 같다. 조용한 것도 좋아하면서 주위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여행 가는 것도 좋아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근교에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캠핑을 한다. 캠핑 장박하는 친구가 이번 드라마 잘 봤다며 제가 호준 선배님과 같이 나오는 걸 신기해하더라.(웃음)

-이기택의 인생작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다. 그냥 가슴이 너무 따뜻했다. 소름돋게 심장이 뛰었다.

-1년 전 자체 콘텐츠에서 '메타몽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여전히 꿈이 같은지.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고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게 배우란 직업의 장점인 것 같다.

-올해를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내고 싶나.

▶'해피엔드'를 하면서 제 부족함도 알게 됐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도 알게 됐다. 다음 작품을 하게 되면 보완된 부분을 더 잘 보여줘서 이 배우는 성실하게 하고 변화했구나 느끼도록 보여주고 싶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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