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에서 무당으로 분한 배우 김고은이 신들린 연기를 보여 줬다. 칼춤을 추고, 굿을 하고, 자신이 모시는 신과 얘기를 나누는 그는 묘하고도 영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화림 그 자체였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와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 무속인 화림(김고은 분), 봉길(이도현 분)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영화다. 극 중 김고은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을 연기했다.
김고은에게 '파묘' 출연은 고민이 필요없는 사안이었다. 우선 오컬트물의 대가인 장재현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파묘' 출연 이유에 대해 "사실 제일 첫 번째는 감독에 대한 팬심인 거 같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모두 극장에서 봤다"며 "한국에서 오컬트라는 장르적인 영화에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개척한 지점에 있어서 존경심이 있던 상태였다. '그런 감독의 작품에 내가 담기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도 했었다"고 밝혔다.
김고은은 대선배인 배우 최민식과의 호흡도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그는 "또 최민식 선배의 캐스팅 이야기를 들었다. 시사회를 오가며 한두 번 뵌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대화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며 "함께 작품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기회였는데 합을 맞추는 롤의 작품이라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거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장재현 감독, 배우 최민식과 호흡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장재현 감독에 대해 "굉장히 카리스마 넘칠 거 같고 과묵할 거 같은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감독님이 귀염상이시고 잘 웃으신다"며 "워낙에 유머가 있으신 분이고,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신다. 내가 이런 장르가 처음이라 '이렇게 웃어도 되나' 싶었는데, 그 정도로 깔깔 웃으면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고은은 자신을 축구선수 메시, 손흥민에 비유하며 호평해 준 최민식을 전 축구감독 히딩크라고 칭하기도 했다. 김고은은 최민식에 대해 "현장에서 기둥 같은 느낌이 있다. 소란스럽지 않고, 뭔가 중심에 딱 계신다. 정말 유머를 계속 던진다. 스태프들한테도, 나한테도 계속 던진다"며 "그게 정신없다는 느낌이 아니라, 분위기가 한 톤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너무 무거우면 에너지가 안 나올 거 같은데 그런 에너지를 확 올려주는 게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적으로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주는 거 같다. 어느 면으로도 위축이 되지 않아 소심해지지 않는다. 소심한 사람이 현장에서 사라진 거 같다. 그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게 최민식 덕분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고은은 '파묘'에서 무속인 연기를 펼쳤다. 작품 속 무속인 화림은 영험한 기운을 뿜으며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굿을 벌이고 의식을 치렀다.
그는 이러한 무속인 역할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도전할 수 있어 반가움이 더 컸다고. 그러면서도 "내가 단지 걱정했던 부분은 '내가 이 분야(무속신앙)에 대해 많이 무지한데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였다. 어설프면 안 될 거 같아 그런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무지에서 오는 어설픔을 지워내기 위해 그는 숱한 노력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파묘' 명장면이 탄생하기도 했다. 바로 굿 장면들이다. 김고은은 굿 장면과 관련한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그는 굿을 하기 전 경문을 외는 장면에 대해 "두렵고 스트레스 컸던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굿을 하기 전에 경문이라고 하는데 정말 한 30~40분 정도 한다. 선생님들이 경문을 쫙 읊으시는데 그게 정말 멋있다.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선생님마다, 할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저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그 지점에서 어색하면 말짱 도루묵이겠다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내공이 섞인 듯한 목소리 톤과 음을 타는 걸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다. 정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경문을 연습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선생님들은 매번 다른 음을 타시니 내가 선택한 방법은 선생님이 끝까지 경을 읊으시면 그걸 내가 녹음하고, 내가 맛을 잘 낼 수 있는 음이라 생각한 걸 외웠다. 그 음을 통으로 외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고은은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하며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큰 퍼포먼스들은 그 자체가 화려하기 때문에, 그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많은 것들이 부족하더라도 가려질 수도,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대신에 디테일에 집착했던 거 같다. 몸을 터는 것 같은 사소한 것들"이라며 "실제 굿을 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선생님들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털거나 휘파람을 불거나 한다. 그런 걸 집중하며 봤다"고 했다.
'파묘' 촬영 기간 동안 무속인 화림으로 살아온 그는 소름이 돋았던 순간도 밝혔다.
김고은은 "귀신이 가까이 오면 이명이 들린다더라. 굿을 보러 가면 징, 북을 치는 분들이 가까이 있다. 근접한 거리에 있는데 징을 세게 친다. 그걸 옆에서 들으니까 귀가 찢어질 거 같이 소리가 크더라. 그러고 나서 집에 갔는데 잘 때가 됐는데 막 이명이 들리더라. 기계음처럼 들려서 기계음인 줄 알고 온갖 콘센트를 돌면서 어떤 기계에서 나는지 막 살펴봤는데 이명이더라. (현장에서) 귀마개까지 착용했는데 이명이었어서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김고은을 필두로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 장재현 감독의 연출력 등을 인정받은 '파묘'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파묘'는 지난 2월 29일 기준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김고은은 "감개무량하다. (흥행이) 쭉 이어졌으면 한다"며 "가족들도 N차 관람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도 영화표 인증을 보내주더라. 다들 좋아해줘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와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 무속인 화림(김고은 분), 봉길(이도현 분)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영화다. 극 중 김고은은 원혼을 달래는 무당 화림 역을 연기했다.
김고은에게 '파묘' 출연은 고민이 필요없는 사안이었다. 우선 오컬트물의 대가인 장재현 감독을 향한 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파묘' 출연 이유에 대해 "사실 제일 첫 번째는 감독에 대한 팬심인 거 같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 모두 극장에서 봤다"며 "한국에서 오컬트라는 장르적인 영화에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개척한 지점에 있어서 존경심이 있던 상태였다. '그런 감독의 작품에 내가 담기면 어떤 모습일까' 생각도 했었다"고 밝혔다.
김고은은 대선배인 배우 최민식과의 호흡도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그는 "또 최민식 선배의 캐스팅 이야기를 들었다. 시사회를 오가며 한두 번 뵌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대화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며 "함께 작품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기회였는데 합을 맞추는 롤의 작품이라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거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장재현 감독, 배우 최민식과 호흡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장재현 감독에 대해 "굉장히 카리스마 넘칠 거 같고 과묵할 거 같은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감독님이 귀염상이시고 잘 웃으신다"며 "워낙에 유머가 있으신 분이고,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신다. 내가 이런 장르가 처음이라 '이렇게 웃어도 되나' 싶었는데, 그 정도로 깔깔 웃으면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고은은 자신을 축구선수 메시, 손흥민에 비유하며 호평해 준 최민식을 전 축구감독 히딩크라고 칭하기도 했다. 김고은은 최민식에 대해 "현장에서 기둥 같은 느낌이 있다. 소란스럽지 않고, 뭔가 중심에 딱 계신다. 정말 유머를 계속 던진다. 스태프들한테도, 나한테도 계속 던진다"며 "그게 정신없다는 느낌이 아니라, 분위기가 한 톤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다. 사실 너무 무거우면 에너지가 안 나올 거 같은데 그런 에너지를 확 올려주는 게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오히려 연기적으로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주는 거 같다. 어느 면으로도 위축이 되지 않아 소심해지지 않는다. 소심한 사람이 현장에서 사라진 거 같다. 그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게 최민식 덕분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고은은 '파묘'에서 무속인 연기를 펼쳤다. 작품 속 무속인 화림은 영험한 기운을 뿜으며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굿을 벌이고 의식을 치렀다.
그는 이러한 무속인 역할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도전할 수 있어 반가움이 더 컸다고. 그러면서도 "내가 단지 걱정했던 부분은 '내가 이 분야(무속신앙)에 대해 많이 무지한데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였다. 어설프면 안 될 거 같아 그런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무지에서 오는 어설픔을 지워내기 위해 그는 숱한 노력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파묘' 명장면이 탄생하기도 했다. 바로 굿 장면들이다. 김고은은 굿 장면과 관련한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그는 굿을 하기 전 경문을 외는 장면에 대해 "두렵고 스트레스 컸던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굿을 하기 전에 경문이라고 하는데 정말 한 30~40분 정도 한다. 선생님들이 경문을 쫙 읊으시는데 그게 정말 멋있다.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 선생님마다, 할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저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그 지점에서 어색하면 말짱 도루묵이겠다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내공이 섞인 듯한 목소리 톤과 음을 타는 걸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다. 정말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경문을 연습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선생님들은 매번 다른 음을 타시니 내가 선택한 방법은 선생님이 끝까지 경을 읊으시면 그걸 내가 녹음하고, 내가 맛을 잘 낼 수 있는 음이라 생각한 걸 외웠다. 그 음을 통으로 외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김고은은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하며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큰 퍼포먼스들은 그 자체가 화려하기 때문에, 그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많은 것들이 부족하더라도 가려질 수도,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대신에 디테일에 집착했던 거 같다. 몸을 터는 것 같은 사소한 것들"이라며 "실제 굿을 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선생님들이 자기도 모르게 몸을 털거나 휘파람을 불거나 한다. 그런 걸 집중하며 봤다"고 했다.
'파묘' 촬영 기간 동안 무속인 화림으로 살아온 그는 소름이 돋았던 순간도 밝혔다.
김고은은 "귀신이 가까이 오면 이명이 들린다더라. 굿을 보러 가면 징, 북을 치는 분들이 가까이 있다. 근접한 거리에 있는데 징을 세게 친다. 그걸 옆에서 들으니까 귀가 찢어질 거 같이 소리가 크더라. 그러고 나서 집에 갔는데 잘 때가 됐는데 막 이명이 들리더라. 기계음처럼 들려서 기계음인 줄 알고 온갖 콘센트를 돌면서 어떤 기계에서 나는지 막 살펴봤는데 이명이더라. (현장에서) 귀마개까지 착용했는데 이명이었어서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김고은을 필두로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 장재현 감독의 연출력 등을 인정받은 '파묘'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파묘'는 지난 2월 29일 기준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김고은은 "감개무량하다. (흥행이) 쭉 이어졌으면 한다"며 "가족들도 N차 관람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도 영화표 인증을 보내주더라. 다들 좋아해줘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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