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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발달 장애 子, 부정+외면에 죄책감..비겁했다"(4인용식탁) [종합]

  • 김나연 기자
  • 2024-03-04
밴드 부활의 김태원이 기러기 생활을 청산한다며 아내와 발달장애 아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4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는 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는 가수 김종서, 코미디언 이윤석, 2AM 멤버 겸 배우 정진운을 절친으로 초대했다.

이날 김태원은 "내 아들이 22살이 됐다. 2005년 필리핀으로 유학을 갔다.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필리핀에 시설이 잘 돼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귀국한다. 20년 만에 기러기 생활을 벗어나게 됐다. 축하 파티라도 하고 싶은데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초대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가족들이 필리핀으로 떠났을 때 지금처럼 SNS가 없었고, 웹캠을 통해 가족과 소통했다. 근데 고장으로 3일 동안 먹통이었다. 4일 만에 딱 켜졌는데 눈물이 흐르더라"라고 기러기 생활의 외로움을 전했다.

김태원은 2살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아들 같은 경우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엄청 냉정하게 말하더라. '이 아이가 자폐가 아니라는 생각을 버리세요'라고 했다. 아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우리가 졌다"며 "그래서 아들을 위해 필리핀에 갔다. 그때 아들의 증상이 두드러질 때였다. 아내는 타지에서 홀로 아들을 돌봤고, 나는 그때 일한다는 핑계로 비겁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혼자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겁하게 음악 뒤에 숨었다는 것이 가장 솔직한 저의 표현이다. 그 당시엔 '이 음반이 중요하니까 음반에 몰두해야 해'라고 속였지만, 그건 핑계였다. 제가 철이 덜 들었던 거다. 제 기억으로는 한 2년 정도 아들이 발달 장애라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건 내 아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비슷하고, 곧 아내에게 상처를 준 거다. 죄책감이 많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태원은 "아들이 아빠를 좋아한 지 한 5년 됐다. 그전에는 나를 아빠로 생각하지 않았다. 급격하게 친해지면서 나를 위해서 한국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불쌍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딸에 대해서는 "음악과 심리학을 전공해서 미국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딸은 여왕이었다. 근데 부모의 관심이 아픈 아들에게 쏠려 있을 때 남아공으로 유학을 떠났다. 근데 부모님이 자기를 버렸다는 생각에 슬펐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김종서 또한 기러기 생활 18년 차라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이 일본에 있다. 아이 교육 때문에 결정을 내렸다. 아내가 재일 교포고, 아이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유치원까지 다니고 한국에 왔는데, 당시 나는 인기 정상급 가수였고, 바쁜 스케줄로 가족을 돌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가족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며 "어느 정도 학업을 마치면 다시 합치기로 했는데 아이가 일본 생활을 너무 좋아하고, 잘 맞았다. 그래서 일본에서 진로를 정하게 됐다. 지금은 1년에 한두 번 만난다"고 전했다.

이어 "같이 살던 집이 컸는데 가족들이 떠나고 난 뒤 밤마다 눈물이 나더라. 빈 공간이 춥게 느껴지고 이 집에 있으면 내가 큰일나겠다 싶어서 그 집을 헐값에 팔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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