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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또 성장통 겪은 '페이크 해피'.."백소현에 가까운 앨범" [인터뷰①]

  • 이승훈 기자
  • 2024-03-21

가수 서리(Seori)가 긴 공백기를 깨고 '인간 백소현'으로 돌아왔다.

서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 사옥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페이크 해피(Fake Happy)'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서리는 "앨범으로는 너무 오랜만이다 보니까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다. 공백이 있었던 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음악적으로 원래 하던 장르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해 보고 가사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팬분들에게 오랜만에 음악을 들려드리는 거라서 긴장도 많이 됐지만 반겨주셔서 감사한 일인 것 같다"라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서리의 미니앨범 컴백은 지난 2020년 5월 데뷔 앨범 '?depacse ohw(후 이스케이프드)' 이후 약 4년 만이다. 물론 활동이 전무했던 공백기는 아니었다. 2020년 12월 첫 싱글 'Trigger'를 시작으로 총 다섯 장의 싱글을 발매했고, 2022년 12월에는 첫 윈터 스페셜 디지털 싱글로 리스너들을 만났다. 다만 미니 혹은 정규앨범이 아니었기 때문에 서리만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이와 관련해 서리는 이토록 컴백이 오래 걸린 이유를 묻자 "기회가 딱 떨어지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앨범으로 컴백하고 싶었다. 싱글은 중간중간에 워낙 많이 냈다 보니까 더 이상 싱글을 내는 것보다 앨범을 발매하는 게 팬분들에게 조금 더 아티스트로서 진정성 있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 가지로 시도를 해봤다. 이전에 준비하던 다른 콘셉트 앨범도 있었는데 이번에 새 소속사와 함께 하게 되면서 다시 처음부터 다잡느라고 조금 걸렸지만 그래도 좋게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대답했다.


'페이크 해피'는 서리가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개인의 깊은 감정들을 담은 신보다. 의미 없는 일들로 하루를 날리고 느껴지는 허탈감, 군중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느끼는 외로움, 염세적으로 변하는 스스로에게 느끼는 자조감과 회의감, 타인과 비교하며 느끼는 열등감 등 그동안 서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모습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스스로를 직시, 과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서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새 앨범 모든 트랙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했다. 특히 작사는 서리가 단독으로 진행했다. 그는 "이번 앨범은 내용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기존에 있었던 서리의 모습보다 조금 더 백소현에 가까운 앨범이지 않을까 싶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보여지는 이미지랑 본인이 집에 혼자 있을 때, 편한 공간에 있을 때 느끼는 스스로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한 번쯤 소개하고 싶었다"라며 '페이크 해피'를 소개했다.

"백소현 안에도 밝거나 유치하고 털털한 여러가지 모습이 있겠지만 남들한테 보이기 어려운, 예를 들어 밝은 모습 보다는조금 딥한 부분을 중심적으로 다뤘어요. 트랙 순서도 밝은 모습에서 점점 내면으로 걸어가는 듯하게 만들었죠. 실제로 저도 굉장히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이에요. 어릴 땐 자존감도 낮았어요. 특히 음악 시작하면서부터는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저 사람은 이렇게 잘하는데 나도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러면서 겪었던 성장통 같은 내면의 여러 모습들을 담아냈어요."


동명의 타이틀곡은 순수함과 꿈으로 가득 찬 이가 현실의 벽에 굴복하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회의감과 자조감을 표현한 트랙이다. '이토록 열심히 달려온 결과가 허황된 가짜에 불과하면 어쩌지?'라는 의문을 표현했다.

서리는 신곡에 대해 "내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가 문득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 '맞게 가고 있는 건가?'라는 회의감이 밀려올 때가 있지 않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또 겪어야 할 문제들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것들을 한 번 다뤄두면 앞으로 또 회의감을 마주했을 때 이 곡을 떠올리면서 '다시 나아가면 괜찮을 거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리스너들에게도 응원의 곡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서리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굴복과 타협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편일까. "크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는 서리는 "넘을만하다 싶으면 '일단 뛰어보자'라고 생각하고, 괜히 뛰었다가 크게 넘어질 것 같다 싶으면 '조금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빠르게 극복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거북이처럼 천천히 나아가는 스타일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여러 프로듀서들과 처음으로 한 앨범을 작업해 봤어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었어요. 생각 보다 좋은 경험이었고 동시에 큰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사운드를 통일되게 만들어야 되고 여러 프로듀서와 소통하면서 배우기도 했고 고민도 생겼어요. 스스로 '이런 부분이 아직 부족하구나', '더 노력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이번 앨범을 통해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동시에 또 성장통을 겪은 것 같아요."

서리의 두 번째 미니앨범 '페이크 해피'는 지난 21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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