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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처방 의사 "유아인, 드라마 촬영 중 도망치고 싶다고" [스타현장]

  • 서울중앙지법=이승훈 기자
  • 2024-05-14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오 씨가 유아인의 정신과 진료 상황을 설명했다.

1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1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과 그의 지인 최 씨의 다섯 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 씨는 유아인이 2021년 6월 처음 내원한 순간부터 마약 불법 투약 혐의가 알려진 2023년 초까지 비슷한 내용으로 진료가 이뤄졌는지 묻자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반복하고 있다. 만성적인 무기력감, 우울감 등도 있었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했었다.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항상 도망치고 싶다는 말도 했다. 죽음에 대한 생각들도 예전터 쭉 하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오 씨는 자신의 병원에 유아인 외에도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내원하고 있다면서 다른 사람들과 유아인의 차별점에 대해 "증상들이 만성적으로 보여졌다. 특이사항이라고 하면 상담할 때 면담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 다른 연예인들은 약물 처방만 원한다거나 '수면만 조절해달라', '공황장애만 조절해달라' 등 약물 처방 위주로만 얘기했다면 유아인은 처음 왔을 때도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상담했던 기억이 있다. 본인 내면의 이야기, 우울감 등의 증상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었다"라고 밝혔다.

오 씨에 따르면, 유아인은 마약 불법 투약 혐의가 알려진 지난해 초부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있다. 오 씨는 "조금 더 정기적으로 내원한다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이전에는 스케줄이 바쁘셔서 일주일 혹은 이주일 뒤에 내원했다면 이제는 일정에 딱딱 맞춰서 온다. 지난해 초, 이번 사건이 유아인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 건 맞으니까 2주 만에 내원했다가 이후 안정되면 3주마다 오고 지금은 4주마다 온다. 자주보다는 정기적으로 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아인은 지난해 10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씨에게는 대마 흡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범인도피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의료용 프로포폴을 181회 상습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44회에 걸쳐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았다. 앞서 경찰과 검찰은 한 차례씩 유아인의 구속을 시도했지만 모두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유아인은 지난해 12월 첫 공판에서 대마 흡연 혐의만 인정, 대마 흡연 교사·증거 인멸 교사·마약류 관리법 위반 방조·해외 도피 등 혐의는 "전반적으로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프로포폴 외 또 다른 약물 투약 혐의에 대해서도 "과장된 부분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헤어 유튜버 김 씨에게 대마 흡연과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에 대해서는 "대마를 권유하거나 건네지 않았다"면서 "문자 메시지 삭제를 지시한 적 없고, 해당 메시지가 형사 사건의 증거로 볼 수 없다. 증거가 맞더라도 본인의 형사 사건 증거를 삭제한 것이어서 증거 인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정확히 부인한다. 김 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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