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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인에 송구·억단위 수신료 날려"..'역사저널 그날', 조수빈 낙하산 사태에 통탄 [종합]

  • KBS 본관=최혜진 기자
  • 2024-05-14
KBS PD협회가 '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사태에 통탄했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KBS 1TV 시사 교양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 폐지 위기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세원 KBS PD협회 회장,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 조애진 언론노조KBS본부 수석부위원장, 기훈석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 등이 참석했다.

앞서 '역사저널 그날' 신동조, 김민정, 최진영, 강민채 PD는 성명을 내고 "4월 30일로 예정된 개편 첫 방송 녹화를 3일(업무일) 앞둔 4월 25일 저녁 6시30분경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앉힐 것을 최종 통보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KBS 사측이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특위 위원 등을 지낸 조수빈을 MC로 밀어붙이려 했고, 이가 무산되자 '역사저널 그날'의 무기한 장점 중단 통보를 내렸다.

당초 '역사저널 그날'의 MC는 배우 한가인으로 확정돼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패널과 전문가 섭외 및 대본 작업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돌연 조수빈을 MC로 앉히려다 프로그램이 폐지 위기에 닥쳤다. 그러나 당시 KBS 측은 "'역사저널 그날' 폐지 통보는 사실이 아니며 잠정 보류일 뿐"이라며 "프로그램이 폐지된 건 아니며, 2월 중순 이후로 재정비 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KBS PD협회는 기자회견를 통해 낙하산 사태 타임라인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제작본부장이 '역사저널 그날' 녹화 3일 전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미디어특위 위원 등을 지낸 조수빈을 MC로 밀어붙이려 했고, 이가 무산되자 '역사저널 그날'의 무기한 장점 중단 통보, 제작진 해산까지 통보했다.

김은곤 부회장은 "제작본부장이 '역사저널 그날' 녹화 3일 앞두고 조수빈을 MC로 기용하라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조수빈은 매니저를 통해 일정상 녹화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해왔다. 그러자 제작본부장은 지난 10일 프로그램 무기한 보류, 제작진 해산 등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김세원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마음고생 심한 제작진에게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프로그램 제작할 때 '국민의 입장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보고 싶은가', ''역사저널 그날'을 누가 진행하는 게 좋겠나'를 고민한다. 이에 제작진은 석 달간의 제작 과정에서 좋은 배우를 섭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MC 교체가 외압이 들어왔고, 이 과정에서 제작진 의견은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김세원 회장은 "KBS 역사를 함께해온 '역사저널 그날'을 우리는 당분간 보지 못하게 됐다"며 "현재 제작진은 준비하던 과정 그대로 제작이 재개되길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 내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강경하게 투쟁하겠다"고 했다.

기훈석 중앙위원은 이번 사태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내가 PD 생활 22년 차다. 각종 외압부터 MC 교체, 아이템 변경 등의 일들을 많이 겪었다. 그런데 '역사저널 그날'은 그간 정치적 개입이 없던 프로그램이다. 지난 10년간 정치 이슈로 심의 지적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심지어 제작진 중 노조 간부도 없다. 프로그램만 생각하는, 잘 만드는 PD들뿐이다. 내부 구호도 '논란 제로'였다"며 "그렇게 조심해온 프로그램에 여러 가지 짓을 했다. 갑자기 녹화 3일 전에 MC를 바꿨다. 상식적으로 MC를 바꾸려면 한 달 전에 말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이런 지시를 했는지에 대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기훈석 중앙위원은 "왜 최소한의 이유도 밝히지 않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항상 최소한의 이유는 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납득가지 않는 건 프로그램 폐지란 결론이다. 조수빈이 MC를 불참 의사를 전했으면, 기존대로 가면 된다. 10년 넘게 장수한 프로그램이 왜 폐지가 돼야 하냐"며 "또 누구 부탁을 받고 이러는 건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KBS PD협회는 '역사저널 그날' 섭외 요청도 받지 않았다는 조수빈의 입장에도 의문을 표했다.

앞서 조수빈의 소속사는 지난 13일 '역사저널 그날' 진행자 섭외 요청을 받지 않았다며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선정과 관련해 KBS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해당 보도에서 조수빈 씨를 '낙하산'이라는 표현과 함께 특정 시각에 맞춰 편향성과 연결 지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조수빈 씨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하고, 섭외가 오는 프로젝트에 대해 진심으로 성실히 수행해왔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훈석 중앙위원은 조수빈이 매니저를 통해 출연 거절 의사를 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수빈 같은 경우, (섭외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하면서 매니저가 연락해 '스케줄이 안 돼서 못 한다'고 했다"며 "그 (매니저의) 연락이 온 것 자체가 조수빈 측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훈석 중앙위원은 당초 출연이 확정돼 있었던 배우 한가인을 비롯한 패널 등에 송구한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시 (출연을) 하겠냐고 묻는 것도 송구스럽다. 기약 없이 2주 동안 녹화를 못 했다. 또 가만히 있는데도 정치적 논란에 휘말렸다. 송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제작비용과 국민의 수신료가 낭비됐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기훈석 중앙위원은 "공식적으로 말하면 통상 프로그램 제작비가 억대가 넘는다"며 "아무 이유 없이 피 같은 제작비, 국민의 수신료가 억 단위로 날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애진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밖에서는 KBS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매일 말도 안 되는 지시에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하루하루가 기사화되지 않을 뿐, 프로그램과 제작자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며 "이전에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에 힘을 썼다면, 이제는 불합리한 지시와 탄압 등에 그 에너지를 나눠 써야 해서 통탄스럽다"고 전했다.

또한 조애진 수석부위원장은 "이런 짓을 6~7년마다 반복하고 있다. KBS가 국민의 방송이라고 매번 알리고 있는데, 그 국민의 방송에 숟가락 올리려는 사람이 왜 이리 많냐"며 지적하며 "사회에 필요한 얘기를 하는 게 공영 방송이다. 우리는 모두 시험을 쳐서 공영 방송에 입사했다. 그런데 왜 들어와서 딴짓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이 프로그램은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고 분노했다.

KBS PD협회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위직을 상대로 법률적 내용 검토, 고발, 경영진 퇴진 투쟁 등도 고려 중이라고 알렸다.
KBS 본관=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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