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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광인 중 최고" 천우희, 번지점프를 하다 [★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4-05-26
배우 천우희가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매 작품 번지점프를 하는 느낌이라는 천우희가 '더 에이트 쇼'에서도 과감하게 뛰어내렸다.

23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의 천우희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에서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광기로 투영한 '8층' 역을 맡았다. 돈도 돈이지만 흥미에 이끌려 쇼에 참여하게 된 '8층'은 파격적인 행동과 비주얼로 시선을 끌고, 극적인 재미와 긴장감을 선두에서 이끄는 인물이다.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회상하며 "감독님이 8층은 과감해야 하고, 보여줘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수위에 대한 부분도 촬영해 나가면서 조금 줄긴 했지만 처음 대본에서는 수위가 좀 있었다"며 "감독님도 저를 처음 만났을 때 배우가 과감하게 모든 걸 다 던져버리고 할 수 있을 만큼의 열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 얘기를 듣고 했던 말이 '모든 배우는 최선을 다하고, 다 해낼 수 있다. 번지점프라고 생각한다. 믿음과 신뢰가 있고, 안전장치가 있다면 뛰어내릴 수 있는데 그걸 해주실 수 있냐?'고 반문했다. 감독님이 무릎을 탁 치시면서 '나중에 써먹어야겠는데?' 라고 하시더라. 저는 매 작품마다 번지점프를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하고, 그건 굳건한 믿음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우희는 "처음에는 단순하게 접근했다"며 "이 역할이 어려워서 주저한다기보다는 딱 보자마자 맡고자 하는 인물에 대한 공감이 중요한 사람인데 8층은 반대에 놓인 인물이다. 오히려 이런 인물을 내가 연기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정서도, 관계도 없는 인물을 호기심으로 접근했던 게 크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접하고 나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작품의 이야기 자체가 재밌더라. 돈과 시간이라는 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주 절대적인 시간, 상대적인 돈을 가지고, 사회 현실을 보여주고, 풍자한다는 게 재밌었던 것 같다. 인물로서는 '내가 해보면 어떨까?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접근했던 게 크다"라고 설명했다.

캐릭터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는 천우희는 "가져올 만한 인물은 없었고,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명확했다. 각성이나 변화가 있는 인물이 아니라 너무 명확했다. 일관되게 보여주면서도 통속적이거나 일차원적으로 보일까 봐 걱정했고, 입체적으로 살릴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접근했다"며 "감독님도 고민이 많으셨다. 8명 중에서 가장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긴 하지만, 너무 튈 수도 있고, 가만히 두자니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으니까 현장에서 매일 같이하면서 조율해 나갔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데 하고 싶은 만큼 다 보여주기에는 다른 인물들도 있고, 공간의 제약이 있다 보니까 약간 내려놓고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쾌감이 있었다. 원 없이 의상을 갈아입어 보고, 배우한테 섹슈얼한 매력이 있다는 건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키가 크거나 몸매가 훌륭하지 않지만, 연기로 보여주는 느낌은 다른 거다. 그런 연기를 하면서도 굉장히 새롭지만 낯설지만, 즐거웠다. 그런 표현을 해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작품이 아니면 또 언제 해볼 수 있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에 대해 '내려놓음의 연속'이라고 했다. 그는 "한계에 부딪힐 때도, 내 마음 같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근데 그 모든 것들이 합쳐지니까 저한테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오더라. 내려놓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성장이 이뤄진다는 걸 발견하게 됐다.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역할을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며 "설정 자체가 마른 몸매였다. 대사 중에도 '저는 한 끼밖에 안 먹어요'라는 말이 있다. 운동해서 멋진 몸매를 만드는 게 아니라 말라야 했다"며 "대본을 받고, 촬영까지 기간이 얼마 안 남아서 식이를 제한했다. 촬영이 늘어가면서 꽤 힘에 부치긴 했다. 4명의 여자 배우가 나왔는데 저 빼고 다 '모태 마름'이더라. 제가 쥐어짜듯이 살을 뺐는데 노력해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체구가 작으니까 한계점이 있더라. 그래도 나름 노력해서 최선의 몸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충도 있었다고. 천우희는 "아쉬웠던 건 살을 빼니까 볼륨감이 없어져서 섹시함이 없어지는 것 같더라"라고 웃으며 "마름과 볼륨, 두 가지를 다 가져가기 힘들더라. 마른 몸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촬영 내내 유지했다. 못 먹다가 촬영이 늘어나니까 힘들었다. 그래서 나중에 보면 살이 조금 올라가 있다. 다 끝나고도 드라마 '이로운 사기'와 촬영이 좀 겹쳐서 작품을 하는 와중이라 조절했다"고 말했다.


한재림 감독은 천우희에 대해 "'라라랜드'와 '가여운 것들'을 모두 할 수 있는 한국의 엠마 스톤"이라고 극찬하기도. 이에 천우희는 "개인적으로도 엠마 스톤을 너무 좋아해서 저한테도 비슷한 기회가 온다면 얼마든지 도전해보고 싶다. 깨지든, 실패하든, 좌절하든 노력하면 할수록 성장하고 싶다. 연기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스스로 진화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안 해본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늘 도전한다는 천우희는 "머물러 있고 싶지 않은 욕구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기할 때도 '이게 될까? 어렵지 않을까?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여러 고민이 들 때가 있는데 저는 배우를 평생하고 싶기 때문에 앞으로 제 방향성을 가지고, 그 영역을 확장하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싶다. 지금까지 했던 선택들이 제 의지와 상관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데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열정을 가지고, 데뷔 20주년을 맞은 천우희다. 그는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기하고 싶다. 주어질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하다"면서 데뷔 20주년을 맞은 데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제가 장인처럼 한 길을 다가온 건 아니기 때문에 한 작품을 할 때마다 계단을 오른다는 생각이 든다. 한 계단 더 오르고, 한 계단 더 오르고 있다. 저는 아직도 이제 시작인 것 같은데 20주년이라고 하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서 약간의 아쉬움도 있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내가 무언가를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다는 나름의 자부심이 생기기도 한다. 여러 감정이 겹친다"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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