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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못하는 김호중 소속사..생각 안 하는 생각엔터 [이승훈의 걸림돌]

  • 이승훈 기자
  • 2024-05-30

이 와중에도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는 모양이다.

잠재적 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는 음주운전에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이하 생각엔터)가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현재는 김호중이 약 소주 3병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한 점, 매니저가 김호중을 대신해 거짓 자수를 하고, 소속사 본부장이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는 정황들이 모두 드러났지만 당초 생각엔터는 김호중의 음주운전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심지어 부인한 횟수만 무려 세 차례다. 생각엔터는 14일 "교통 사고 이후 김호중은 직접 경찰서에 가 음주 측정을 받았으며 검사 결과 음주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16일에도 김호중은 유흥주점을 방문했지만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면서 교통 사고 이유는 '운전 미숙', 도주는 '공황장애'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같은 날 오후에는 채널A가 '김호중이 사고 당일 유흥주점에서 나와 휘청거리며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했다'고 보도하자 "채널A는 마치 김호중이 유흥주점에서 음주를 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김호중은 음주를 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 채널A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부디 아티스트를 향한 추측성 보도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경찰 조사가 속도를 내자 생각엔터는 결국 과오를 시인했다. 생각엔터는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김호중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 등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며 김호중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고, 김호중 역시 "나는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뻔뻔하기 짝이 없다. 대체 그동안 무엇이 추측성 보도였으며, 유감을 표한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엔터에게 묻고 싶다. 지금까지 생각엔터로부터 받은 다른 연예인 관련 공식입장에도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받을 자료 등에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김호중은 지난 24일 구속됐고, 생각엔터는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과 관련된 임직원 전원 퇴사 및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

사실 이는 대중들이 생각엔터에 시킨 게 아니다. 오롯이 본인들의 결정이며,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생각엔터는 29일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몇몇 추측성 기사와 오보로 인해 이번 김호중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소속 아티스트들과 임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임직원들과 소속 아티스트들이 더이상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추측성 기사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관련 임직원이 그만두고 대표이사직이 바뀌었다고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이 해결된 게 아니다. 여전히 김호중에 대한 경찰 조사 과정들은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고, 김호중 측이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던 증거들도 하나둘씩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생각엔터는 '김호중 소속사'라는 이유만으로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본인들이 지금까지 언론을 상대로 거짓 공식입장을 발표한 건 생각하지 않고 아직까지 피해를 운운하고 있는 생각엔터. 이는 김호중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으니 더이상의 부정적인 보도는 하지 말라는 투정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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