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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원빈 불참에도 20년 전 영광은 그대로 [종합]

  • 건대=허지형 기자
  • 2024-05-30
'태극기 휘날리며'가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20주년을 맞아 한국 역사를 되새기며, 그 의미를 더한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20주년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강제규 감독, 장동건이 참석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잊을 수 없는 1950년 6월,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장동건, 원빈이 형제 이진태와 이진석을 각각 맡으며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보여줬다. 여기에 '쉬리', '은행나무 침대' 등을 연출한 강제규 감독의 실감 나고 웅장한 액션신까지 더해지면서 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강제규 감독은 "이제는 천만 영화가 많아서 크게 와닿지 않겠지만 그 당시에는 천만이라는 숫자를 입에 올릴 수 없었다. '쉬리'로 600만을 넘겼고 또 '친구'가 800만을 넘기면서 좋은 기록을 남겼다. 그러면서 천만을 넘겠다는 확신, 자신감이 있었던 거 같다"라며 "스태프들도 '이거는 느낌이 좋다', '큰 반향을 일으킬 것 같다'고 했었다. 막상 그런 결과가 나오니까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 20년도 더 큰 성장이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오랜 기간 영화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창작자들은 자기 이야기를 많이 녹여내는데 저도 그랬다. 그래서 애정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가족들의 희생도 담겨 있었는데, 우리가 지금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부분을 시사하는 것도 있어서 관객들이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 민족의 아픈 역사이지만 가족의 이야기로 잘 표현된 거 같다"고 짚었다.

또 영화 제작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의 노무현 대통령과 지금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하는 게 다른 거 같다. 영화도 시대에 따라 관점이나 보는 시점이 달라지기에 평가도 달라지는 거 같다. 당시 혹평도 있었지만,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많은 분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거 같다. 지금 보면 조금 더 멋있게 할 걸, 유치하기도 한 거 같지만, 다시 편집하고 촬영할 수 없는 거니까 그 시대상을 보여주는 거라고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태극기 휘날리며'는 당시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것에 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장동건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이 나올 때였는데, 100억 넘는 제작비가 들었다는 것이 거대한 거였다. 주연 배우로서도 내심 부담감이 있었다. 현장에서 해나가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작업물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천만은 그 당시 상상하기 쉽지 않은 숫자였는데 믿기지 않은 경험이 됐다"고 회상했다.

지난 2004년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20주년을 맞아 4K 해상도로 리마스터링된 버전으로 현충일인 오는 6월 6일 재개봉한다. 한국 전쟁 액션 블록버스터의 표본으로서 더욱 큰 의의를 가진다. 아울러 액션 스케일을 더욱 실감 나게 즐기고 개봉 당시의 진한 감동, 깊은 울림이 예고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강 감독은 "시간이 너무 빠르다. 그때가 정말 바로 얼마 전처럼, 모니터를 보며 배우들과 함께 교감하고 시간을 나누고, 찍어도 끝이 없는 사계절 내내 고생했던 기억이 강해서 현장에 있던 기억이 생생하고 마음에 뜨겁게 남아 있는데 20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못 만났던 친했던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다. 20년 전에 기억했던 이 영화, 친구가 20년 뒤에 어떻게 다가올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 관점에서 봐주셨으면 한다"며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한국전쟁을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 10대, 20대분들이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동건은 "20주년이라고 해서 감회가 새롭다. 많은 분께서 오셔서 보실 거라 생각 안 했는데 감사드린다. 개봉 당시에 느낌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정말 세월이 빠른 거 같다. 실감이 안 날 정도로 빠르게 흘렀다. 제가 찍었던 영화 중에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았는데 아이들과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고 웃었다.

20주년을 기념한 만큼 장동건과 원빈의 재회에 기대를 모았으나 원빈은 행사에 불참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원빈은 영화 '아저씨' 이후 공백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강 감독은 "원빈 씨도 함께 참석했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해외 출장 중일 때 조금 늦게 들었다. 장동건, 원빈은 참석하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 연락했다. 원빈이 활동을 안 해서 몇 년 만에 연락했는데 연락처가 바뀐 것 같다. 소통이 빨리 돼서 참석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20주년을 맞아 제천영화제를 통해 앞으로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사전에 연락해서 여러분들과 만날 기회가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감독은 역사적인 사실을 다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쉬리' 같은 경우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순수 창작물이었다면, 역사를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꼭 무언가 건들이고 이야기해야 하는, 공유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사를 느끼고, 우리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미래에는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형될 것인지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또한 "최근에 '서울의 봄'이나 '파묘'가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영화관이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 많은 작품이 재개봉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소개됐으면 좋겠다. 극장을 통해 보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많았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장동건은 "20년이 지나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한국 전쟁을 다룬 이 영화가 기억 속에 계속 남아준다면 출연 배우로서 영광일 것 같다"고 전했다.
건대=허지형 기자 | geeh20@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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