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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신꿈' 표예진 "재림이, 남자로 팔자 피려는 여자? NO..'백마탄 전사'"[★FULL인터뷰]

  • 한해선 기자
  • 2024-07-08

"이 캐릭터가 응원 받아야 하는데 남자를 만나서 팔자를 펴려고 보이면 어쩌나 싶었어요. 처음에 '남자를 잘 만나자'라고 의존적인 모습을 보인 재림이가 결국 주변과 가족을 챙기는 사람이 되는 게 좋았어요.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살자는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백마탄 전사'란 표현이 마음에 들었어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크리에이터 백미경, 극본 유자, 연출 김민경, 이하 '나대신꿈')는 처음 제목만 보고선 '백마탄 왕자'를 쫓는 시대착오적인 스토리가 아닐까 우려스러웠다. 반듯한 이미지의 배우 표예진이 괜히 이 드라마로 부정적인 반응이라도 받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알맹이를 까보니 지독하게 자신의 꿈을 이루고픈 여자가 현실적인 타협점에서 고민하는, 솔직한 공감대의 이야기였다. '나대신꿈' 재림은 한때 승무원을 1년여 정도 하면서 '배우'란 직업에 이끌려 자아를 고민한 표예진의 경험담과도 닮아있었다.

'나대신꿈'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 신재림(표예진 분)이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백마 탄 재벌 왕자 문차민(이준영 분)을 만나 벌어지는 욕망 쟁취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 표예진은 극 중 백마 탄 왕자를 찾겠다는 사심에 사교클럽 매니저로 취업하는 신재림 역을 맡았다.


-'나대신꿈' 종영 소감은?

▶OTT에 릴리즈 되다 보니 사실 끝났다는 느낌이 잘 안 들었다. 새로운 작품을 하나 더 보여드려서 기쁘고 개인적으로 즐겁게 촬영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처음 도전했는데. 망가짐을 불사하고 연기했다.

▶저희 대본이 워낙 유쾌하고 재미있는 신이 많았다.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고 애드리브도 감독님이 많이 살려주셨다.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글을 잘 살리고 싶었고 내가 하는 게 시청자에게 먹힐까 생각하며 훨씬 더 잘하려고 했다.

-대본은 어떻게 봤나.

▶대본이 발칙하게 잘 표현이 돼 있었고 소설처럼 표현이 돼 있어서 웃으면서 너무 잘 봤다. 신나게 찍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애드리브는 마지막에 준영 씨랑 꽁냥대면서 아기새처럼 짹짹거리는 신이 있었다. 커플 애칭으로 휴대폰에 '짹짹이'라고 저장했는데 내 아이디어였다. 귀여운 커플명이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

-연기하다가 현장에서 웃음이 터진 적도 많을 것 같다.

▶너무 많다. 상상신에서 민망한 게 많았다. 저 혼자 찍는데 대본엔 '섹시 도발'이라고 써 있더라. 나는 섹시하지 않은데.(웃음) 많은 시도를 했다.

-신재림의 MBTI는 ENFP로 설정돼 있다. 실제 표예진은 INFJ인데.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인데 재림이는 굉장히 즉흥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 E와 I의 차이가 강한데 나는 낯을 가리는데 재림이는 생존력이 강하더라. 나는 그런 걸 하면서 해소된 게 많았다.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신은?

▶오히려 많이 망가지고 싶었는데 한강에서 차민이가 섹시한 재림이를 상상하는 신을 찍을 때 어떻게 찍어야 할 지 모르겠더라. '부모님이 보면 울어요'라면서 너무 민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생각보다 귀엽게 나오더라.

-재림이에겐 어떤 부분에서 공감했나.

▶대본을 받았을 때 제일 우려한 게 '이 캐릭터가 응원 받아야 하는데 남자를 만나서 팔자를 펴려고 보이면 어쩌나'였다. 많은 시도를 했지만 실패를 하는 과정을 잘 쌓고 싶었다. 시청자들이 재림이를 응원할 때 제일 기쁘더라. 저라면 제가 잘 돼서 팔자가 피고 싶다. 누구 때문에 팔자가 필 수 있을까 싶다.

-이준영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키스신도 워낙 많았는데, 이준영이 키스신 찍기 전 '나 김치 안 먹었다'라는 농담을 했다고.

▶준영이가 다정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다. 점점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 같이 애드리브, 상황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저도 의지를 많이 하며 찍었다. (준영이가) 저한테 '어제 뭐 먹었냐'고 확인하더라. 그래서 제가 '전날은 무슨 상관이야? 나 양치 잘 했다'라고 했다. 키스신을 이렇게 많이 해본 적이 없는데 찍다 보니 편해지더라. 우리 로코는 발칙한 면이 있으니 그냥 뽀뽀처럼 말고 제대로 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하면서 준영이와 같이 잘 찍었다. 준영이가 키스신 경험이 많아서 준영이가 리드를 잘 했던 것 같다.

-'나대신꿈'을 하면서 결혼관이 바뀌었는지.

▶이 작품을 하면서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진 않았다. 비혼주의는 아니었는데 내가 아직 재미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가 많으니 '내가 나중에 외롭겠는데?'라는 생각은 들더라. 언젠가 결혼은 하지 않을까란 생각은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어느 정도 한 것 같은지.

▶'쌈 마이웨이'나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조금씩 경험한 것을 이번에 폭발시켜보자고 생각했다. 선배들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신나게 놀 수 있는지 도전해보자는 게 목표였다. 목표에 맞게 잘 했던 것 같다. 전작 '모범택시'와 크게 다르려고 한 건 아니지만 또 다른 저의 얼굴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믹 연기에 부담은 없었나.

▶결과물을 보니 감독님이 다 생각이 있으셨구나 싶었다. 방송 보면서 신기한 것도 되게 많았다. 달리는데 발이 빠르게 나오는 걸 특이하게 찍었다. 크로마키에서 많이 뛰었는데 편집한 게 신기했다. 보면서 '우와 우와' 했다.

-표예진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는?

▶평소에 저는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이지만 고집도 있고. 일할 땐 까칠할 수도 있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데 캐릭터를 입었을 때는 해소되는 것도 있고 재미있다. 청소하는 모습도 나왔는데 제 살림을 꾸리고 정리하는 걸 좋아한다.

-본인의 '추구미'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똑똑한 것 보다는 대화를 했을 때 현명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은 것 같다. 공부도 많이 하고 노력도 해야겠지만 연륜이 쌓이면서 그런 모습이 나오면 좋겠다. 저는 항상 큰 고민이 있으면 엄마랑 얘기를 하는데 거기서 답을 얻는다. '우리 엄마처럼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최근엔 '방송 잘 봤다'고 해줬고 제가 경상도 출신 장녀라 무뚝뚝한데 '우리 딸이 이렇게 애교가 많았냐', '연애할 때 저러냐'라고 물으시더라.


-실제 연애 스타일은?

▶애교가 없지 않은 것 같다. 저의 장난기가 재림이에게 많이 나온 것 같다.(웃음)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가.

▶개인적으로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게 뿌듯하다. 그걸 처음 느낀 게 '모범택시'였다. 이렇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게 뿌듯하더라. 좋은 작품에 쓰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오빠는 '모범택시' 시즌5까지 하고 싶다고 하던데 가능할까 싶다. 오빠만 버텨준다면 같이 해주면 좋겠다.(웃음)

-배우 이전에 승무원으로 1년 반 일한 적이 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승무원 시절도 생각나지 않았나.

▶필요한 스텝도 준비하고 도움되는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되게 열심히 살았다. 그 시절에 재림이처럼 뭘 해도 잘 안 되고 현실에 치인 기억이 있다. 재림이를 보면서 사람들이 많이 공감하겠다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이겨내고 조금씩 나아가려는 것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승무원을 하다가 갑자기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승무원의 반복되는 일에서 미래를 생각해본 것 같다. 저는 작은 것에 도전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이었는데 그때는 그걸 몰랐던 것 같다. 10년을 연기하면 뭔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연기적으로 저는 배워본 적이 없었고 지금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배들을 보면서 배우고 제 스타일대로 하고 있는데 늘 어려운 것 같다.


-'나대신꿈'은 요즘 힘든 젊은이들에게 응원을 주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저희 작품이 로코이지만 현실적인 게 많았다. 취업, 먹고 사는 이야기 등. 재림이는 항상 나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 오죽하면 '남편이라도 잘 만나자'라는 목표를 갖고 너무 열심히 산다. 남자랑 사랑에 빠져보려는 걸 열심히 하는 재림이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뭐라도 자꾸 부딪히고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재림이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제가 좋아하는 게 '완벽한 때는 없다'라는 말이다. 기다리면 오지 않으니까. 나를 움직여야 뭔가 오지 않을까 싶다. 저는 아무것도 없고 연기를 할 줄 몰랐는데 무명 때 생각한 게,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집에 있으면 기회가 오나 싶어서 직접 프로필을 찍고 돌아다녔다. 이러다 보면 기회가 올 가능성이 1%라도 생기겠지 싶었고 그게 이어져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회사 주소를 다 뽑아서 돌아다녔다. 몇 십 군데를 돌아다녔고 우연히 미팅한 곳에 들어가게 됐다.

-배우 지망생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표예진은 어떤 것 같나.

▶그때는 힘들긴 하지만 좌절하진 않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신났고 열악한 환경을 즐기기도 했다. 무모하긴 했지만 열심히 하니 지금까지 온 것 같고 꾸준히 차근차근하면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장르는?

▶엄청 나쁜 악역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전문직도 안 해봐서 똑부러지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다. 제가 '안나'를 좋아했는데 정은채 씨 역할이 좋았다.

-표예진에 대해 현재는 청순한 이미지, 착한 이미지가 있다. 대중이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또 말해준다면?

▶저는 생각보다 털털하다. 기억도 잘 못 하고 말을 툭툭 할 때도 있다. 현실감 있는 친구 같은 역할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제가 창원 출신이라 경상도 사투리를 해본 적이 없는데 사투리 연기를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한해선 기자 |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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