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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네2' 인턴 고민시? 정규직 원해요 [안윤지의 돋보기]

  • 안윤지 기자
  • 2024-07-14
외모만 보면 차갑고 도도할 것만 같은데 속을 들여다보니 정겹고 성실하다. 누구보다 10분 일찍 나와 장사를 준비하고, 끊임없이 할 일을 찾아 헤맨다. 또 쉬는 시간에 잠깐 앉아있다가도 곧바로 다른 일을 하기 시작한다.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2'를 살린 배우 고민시의 얘기다.

'서진이네2'는 아이슬란드에서 곰탕을 파는 사장인 배우 이서진과 직원들의 한식당 운영기를 그린다. 당초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 시리즈에서 출발한 이 프로그램은 사장 윤여정이 빠지면서 이사였던 이서진을 전면에 내세워 2023년 2월 시즌1, 2024년 6월 시즌2를 방송하고 있다.

사실 시즌1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윤식당'은 아름답게 펼쳐진 풍경 속에서 여유롭게 일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힐링 또는 대리만족을 안겼다. '서진이네'는 그런 지점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렇다고 열심히 일한다고 하기엔 놀려고 하는 멤버들이 눈에 띄고, 이색적인 광경을 보기엔 식당 영업 장면이 주를 이뤘다. '서진이네'만의 고유한 매력을 느끼기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나영석 PD도 시즌1에서 받은 평가를 인지했는지,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우린 식당 프로그램이지, 진짜 식당은 아니다. 한식을 알리고 싶다면 셰프님들과 가는 게 정답이다. 근데 배우들과 함께 유사 식당을 만들어서 가는 이유는 한식을 알리는 것도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생기는 케미, 호흡 등이 식당 운영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 인턴 뷔와 시즌2 인턴 고민시에 대해 "태형(뷔)이가 우리 조직에 불어 넣은 건 재미나 위트, 사회 초년생이 겪을 법한 걸 보여준다"며 "(고)민시는 (뷔와) 또 다른 부분을 보여준다. 사회초년생이 잘해서 인정받고 성과를 내고 싶어한다. 이 안에서의 변화를 봐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민시는 실제로 뷔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서진이네2' 치트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물은 마셨냐'는 물음에 "물 마시면 화장실 갈까 봐 못 마시겠다"며 여느 사회초년생처럼 열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민시야'란 부름에 바로바로 필요한 물건을 가져온다. 아직 밥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빠른 판단 하에 미리 밥을 짓기도 하고 저녁 장사를 마친 뒤에도 반찬을 만들어 두는 등 야무진 면모를 뽐낸다. "이렇게 하다 나중에 쓰러진다"며 걱정하는 다른 멤버들 앞에서 그는 그저 웃어 보인다.

'서진이네2'에 담긴 고민시의 모습은 우리네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대부분은 고민시와 같은 태도로 살아가고 있다. 나영석 PD는 '서진이네'를 '유사 식당'이라고 정의했지만, 고민시의 이런 태도가 '리얼한 식당'으로 만들었고,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살렸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 누구보다 '인턴 고민시'가 더욱 잘되길 응원하고 있다.

'서진이네2'는 이제 막 방송을 시작했다. 기존 멤버들의 팀워크가 좋다고 할지라도 낯선 나라에서 식당 운영이라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고민시는 신입이라 프로그램 내에서 캐릭터를 설명할 시간도 필요하다.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 눈엔 열심히 일하는 고민시가 돋보인다. 몇몇 시청자들은 '고민시 혹사'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친 노파심은 접어두자. 이미 기존 멤버들은 고민시가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파악했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남은 회차에선 똘똘 뭉친 '서진이네2'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루빨리 고민시가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길 바란다.
안윤지 기자 |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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