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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되기 싫어" 정지훈, 김태희 남편·26년차 스타로 산다는 것 [★FULL인터뷰]

  • 종로구=김나라 기자
  • 2024-08-03
가수 겸 배우 정지훈(42·활동명 비)이 가정과 본업,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책임감으로 만인의 귀감이 되고 있다.

정지훈은 지난 1998년 데뷔, 무려 26년째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나쁜 남자' '태양을 피하는 방법' 등 히트곡 배출로 솔로 가수로서 정점을 찍고, 배우를 겸업하면서는 '원조 월드 스타'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스피드 레이서'(2008), '닌자 어쌔신'(2009) 등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을 꿰차며 일찍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이번 신작 또한 전 세계 안방극장을 겨냥한 작품으로 새삼 건재함을 증명한 정지훈이다. 그는 OTT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에서 경호원 서도윤 역할로 변신,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강렬한 액션신부터 김하늘(오완수 역)과 미묘한 케미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인가 스캔들'은 지난달 3일 첫선을 보인 뒤 31일 10회 공개로 매듭 지어졌다. 이는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기준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4개국에서 디즈니+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에 정지훈은 2일 진행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다른 어떤 반응보다 1등 해서 좋았다. 기대를 안 했는데 음식점에서 서비스를 받은 듯한 느낌이라 요 며칠 무척 행복했고 감사했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는 "'화인가 스캔들'은 사실 너무 뻔한 조미료인데, 그게 또 '맛있는 조미료'라는 매력이 있지 않나 싶다. 우리 정서에 맞는 클리셰라 한국 시청자분들은 '무조건 좋아해 주시겠다' 생각했다"라고 보편적인 재미를 내세웠다.

특히 정지훈은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세월 동안 초심을 잃지 않은 자세로 눈길을 끌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정지훈이 딱 그러했다. 그는 "요즘 어떤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냐면 그저 정말 감사하다. 무대 하나가 감사하고, 작품이 들어올 때마다 감사하고. 그리고 굉장히 행복한 일이 많이 생길 거 같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걸 주시더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시청자는 곧 고객님"이라며 충성심을 내비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지훈은 "저는 '고객님'을 모신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한다. 그런 마음이면 나태해질 수가 없다. 매일 운동하고 목 관리하고, 자기 관리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싶다"라고 놀라운 열의를 드러냈다.

여유를 가질 법도 한데 이토록 스스로를 엄격하게 채찍질하는 이유가 있을까. 정지훈은 "저도 되게 많이 무너진다. 그래서 매일 같이 쇠질(운동)로 쏟아내는 거다.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늘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해서 '몸이라도 예뻐야지',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다. 춤추면서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뭔가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관리를 꾸준히 하게 됐다"라고 터놓았다.
그러면서 정지훈은 "또 제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외가댁 쪽이 다 당뇨로 돌아가셨다. 저도 저만 있으면 술도 마시고 그러고 싶을 때가 있는데 저한테는 가족이 있지 않나. 제가 일찍 엄마를 여의어서, 아기가 생기면 난 절대 먼저 이렇게 잘못되는 일 없도록 하자 다짐했었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가족들이 정말로 고생한다. 저 또한 어머니 병간호를 오래 했었다. 그래서 절대 가족들한테 짐이 되지 말자는 생각에 운동을 많이 하는 거다. 건강해지려고 오래 살려고 이런 걸 바라서가 아닌 가족들한테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이 정도의 마음인 거 같다"라며 가장의 무게를 엿보게 했다.

다만 정지훈은 배우 김태희의 남편, 두 딸을 둔 아빠가 되었음에도 '본업'에 대한 존중과 자부심은 여전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7년 1월 결혼해 그해 10월 첫 딸, 2019년 둘째 딸을 얻었다.

정지훈은 "저도 그분(김태희)도 서로의 작품을 계속 모니터 해드린다. 근데 잘 봤으면 그냥 '재밌다' 정도로만 말한다. 서로의 활동에는 터치하지 않는 게 저희끼리 불문율이다. 일적인 부분에서 약간 충고가 잘못되면 잔소리가 될 수 있으니, 조심스러운 지점이 있다. 하지만 엄청 응원한다는 거, 그런 점이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로맨스 장르를 한다고 하더라도 어떤지 얘기를 일절 나누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의하기 시작하면 하고 싶은 걸 못할 때가 있으니까. 저희 부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선 서로 존중해 주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연예계 활동에 있어서만큼은 자녀들에게도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정지훈은 "제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아빠가 뭘 하든 우리 아이들은 절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제 직업만큼은 그렇다. 혹여 아이들이 커서 '이런 작품은 왜 했어?' 묻는다면 저는 이건 아빠 직업이라고 떳떳하게 가르쳐 줄 거다. '이거 때문에 너희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다'라고, 확실히 교육하고 훈육할 거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서 '뭐 때문에 안 된다' 이런 기준은 없다"라며 뚝심 있는 행보를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정지훈은 '톱스타 부부'로서 고충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가족에 대하여 얼마나 오픈을 해야 할 것인가', 그 고민을 솔직히 많이 했다. 저도 우리 아기 예쁜 모습, 커 가는 모습을 사실 담아놓고 싶다. 두 딸과 같이 있으면 정말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무언가를 오픈했을 때 되게 욕하는 분들이 있더라. 그렇다고 공개를 안 하면 또 '가족이 숨겨야 할 존재냐' 하며 욕을 하시고. '아, 이건 어디에도 맞출 수가 없구나' 싶더라. 너무 50대 50이라 어디다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철칙이 하나 생긴 게 그럴 거면 '아무한테도 내 가족 얘기는 하지 말자'이다. 어디 나갔을 때 누가 제 가족 얘기를 하면 저는 아예 싹을 자른다"라고 고백했다.

인터뷰 내내 이토록 진솔한 답변을 전한 정지훈은 "뭐든 그냥 솔직히 말씀드리는 게 제일 좋다는 생각이다"라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정지훈은 '원조 월드스타'로서 남다른 감회에 젖기도 했다. 그는 "제가 활동한 그 시절엔 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다. 당시 속해 있던 회사 JYP엔터테인먼트도, 스스로도, 모두가 그러했다. 그때는 정말 저희에게 감사한 성과들이 계속 몰려왔기에, 그런 좋은 닉네임이 생긴 거 같다. 앞으로 저의 10년, 20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 인생사에 또 그런 축복들이 있을까 되게 궁금하긴 하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지금은 정말 멋있는 후배들이 많지 않나. 먼저 도전해 봤던 선배로서 너무 박수를 보내고 싶다. K팝이든 K드라마든 K-컬처가 앞으로도 계속 세계적으로 바통 터치가 되면서 다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새로운 목표를 묻는 말엔 "정했는데 예전과 달리 이제 잘 안 이루어지더라. 뭔지 밝히면 두드려 맞을 거 같아서 조용히 제 갈 길 가겠다. 2~3년 조금 더 지켜봐 달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종로구=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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