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쓰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허회경.'짧은 자기소개 안에 그가 음악을 대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려한 수식어보다 자신이 쓴 노래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 허회경의 음악 지형도는 그렇게 자신의 삶과 생각을 한 곡씩 쌓아가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허회경에게 '가수'라는 말은 여전히 조금 거창하게 느껴진다. 자신이 만든 곡을 다른 사람이 부르게 하는 것보다 자신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직접 노래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잡게 됐다.
허회경은 "사실 가수를 꿈꾼 적은 없다. 원래는 작곡가를 하고 싶었다. 작곡을 전공하기도 했고, 내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나라고 생각했다"며 "곡을 만들고 노래를 얹었다고 가수라고 하면 조금 창피한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가수는 가창력이 뛰어나고 노래를 노래답게 하는 느낌이 있는데, 저는 그냥 제가 쓴 곡을 읊조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허회경은 자신을 소개할 때도 '가수'보다 '싱어송라이터'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다고 했다. 그는 "가수라는 호칭이 거창하게 다가온다. 그래도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는 게 더 익숙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이 만든 곡에 직접 목소리를 얹고, 그 안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허회경에게 음악은 거창한 무언가라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꺼내놓는 방식에 가깝다.
허회경의 음악을 설명하는 단어 역시 '솔직함'과 '담백함'이다. 일상에서 무심코 들었던 말이나 오래 기억에 남은 문장, 책과 영화, 만화에서 발견한 표현들이 어느 순간 노래의 재료가 된다.
그는 "가사를 쓸 때 솔직, 담백하게 쓰려고 하는 편이다. 너무 거창하게 쓰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예쁘게 보이기 위한 미사어구를 안 쓰려고 한다"며 "기억에 남는 문장이나 대화 등을 결을 평상시에도 적어놓곤 한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아웃풋을 낸다"고 설명했다.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노래 안에 담아낼 수 있는지가 그의 창작에서 중요한 기준이다. 그는 "가사가 마음에 들어야 곡이 마음에 드는 편 같다. 가사와 멜로디가 딱 맞아 떨어지게끔 작업하는 과정을 좋아한다. 가사가 좋다고 멜로디에 맞춰 넣거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의 노래 중에서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허회경이 자신의 음악적 가치관을 가장 잘 담아낸 곡으로 꼽는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아픔과 지루함, 행복과 희망을 특별하게 꾸미지 않고 그대로 바라본 곡이다.
허회경은 "이 곡은 너무 좋았다. 고통과 권태, 행복과 희망을 왔다 갔다하는 밸런스, 제가 생각하는 가치관과 삶의 밸런스가 좀 있는데 그것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곡은 진짜 명곡이라고 생각했다. 저 혼자서도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제 곡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했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사람 사는 건 다 똑같구나'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의 곡 상당수는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그가 음악을 하면서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 순간도 여기에 있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노래가 되고, 그것을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일 때다.그는 "체감상 70~80% 정도는 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다.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삶을 다룬 곡들이 많이 나온다. 제가 가장 성취를 느끼고 만족스럽고, 행복했던 것도 삶에 대한 가치관을 가사로 잘 풀어냈을 때인 것 같다. 자존감도 올라가곤 한다"고 했다.
허회경은 숨겨진 자신의 곡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정규 앨범 '메모어(Memoirs)의 마지막 트랙인 '당신은 고개를 끄덕입니다'를 꼽기도 했다. 그는 "이 곡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대중적이지는 않다. 엄청 느리고 별거 없고 가사도 없지만, 생각하게 만든 의도가 있었다. 그 곡을 들어보시면서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허회경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시도에도 열려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해보고 싶다. 그래야 콘서트나 라이브를 할 때 다양하게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최근 가수 겸 첼로연주가 박찬영과의 협업에서 사랑 가득한 노래를 불렀었다. 활짝 웃으면서 노래했던 기억이 많이 없는데 굉장히 재밌었다. 이런 곡들을 젊을 때 많이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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