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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韓영화 특징?..전세계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린다" [종합]

  • 김미화 기자
  • 2023-06-21

박찬욱 감독이 한국영화가 전세계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린다고 말했다.

21일 온라인으로 '넷플릭스&박찬욱 with 미래의 영화인'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와 박찬욱 감독 그리고 이동진 평론가가 참석했다.

최근 넷플릭스와 영화 '전, 란'으로 협업을 알린 박찬욱 감독.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은 '전,란'의 제작에 참여하고 신철 작가와 시나리오를 공동집필 했다.

박찬욱 감독은 "오래 각본을 써왔는데, 2019년 본격적으로 써서 완성했다. 사극이고 무협액션이라 어느정도 규모가 있다. 넷플릭스와 잘 이야기가 됐다"라며 "그렇다고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 영화 제작비는 아무리 많아도 더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자 테드 서랜도스는 "박찬욱 감독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영광이다. 한국 영화의 수준을 따라올 곳이 많지 않다"라며 "'전,란' 역시 거장이 함께 하기에 예산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최대한의 지원으로 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다"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 감독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한국의 콘텐츠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한국 영화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박 감독은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혹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멕시코 출신 감독들이라서 한 부류로 묶지만, 그런 정보가 없다며 '그들이 비슷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보기엔 다른데, 멕시코 출신이라는 이유로 묶인다"라며 "그런 것처럼 한국 영화의 특징이라고 정의하는 것도 어쩌면 선입견이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그렇지만 우리가 한국 콘텐츠의 특징을 굳이 정리하자면, 우리가 너무나 고생한 역사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영화를 만드는 우리 자신과 부모, 조부모 시대의 영향을 받는데, 우리가 겪은 일제 시대의 역사, 전쟁, 독재시대 그리고 산업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한 계급 갈등, 젠더 갈등 등 힘든 일이 많았다"라며 "그런 것을 압축적으로 겪으면서 바람 잘 날 없이 살았다. 우리는 웬만한 자극에는 끄떡하지 않는 나라다. 그래서 확실히 우리나라의 영화와 드라마는 자극적인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힘든 일을 많이 겪은 관객들을 자극해야 하니 감정의 진폭이 엄청나다. 그래서 여러가지 감정을 복합적으로 담아내려고 한다"라며 "그런 것들이 인류가 가진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고, 그래서 인정 받는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김미화 기자 |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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