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대세 배우' 고민시가 새로운 얼굴로 2023년도를 뒤흔들어놨다. 그는 아직 더 보여줄 모습이 많다고 자신했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의 배우 고민시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차현수(송강 분)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고민시가 연기한 이은유는 철없고 까칠한 여고생에서 간절한 여전사로 성장한다. 그린홈을 떠날 때 헤어진 오빠 은혁을 찾아내겠다는 집념을 가지고 행동한다. 이은유는 짧아진 머리 기장, 토슈즈 대신 군화, 담배가 아닌 칼을 쥐고 괴물이 가득한 거리로 나선다.

이날 고민시는 "'스위트홈' 시즌2는 넓어진 세계관이 놀라웠고, 전체적인 스토리로 봤을 때는 시즌3까지 염두에 둔 작품이기 때문에 연장선이라는 느낌으로 생각했다. 시즌3는 시즌1 같은 느낌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위트홈' 시즌2를 향한 일부 혹평에 대해서는 "시즌1 때와 다르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는 모든 분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을 하든 호평과 혹평 둘 다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트홈' 시즌2 속 은유가 은혁을 찾아다니는 데 대해서는 "은유는 시즌1부터 표현에 서툴고, 뒤에서 늘 지켜줬던 은혁(이도현 분)의 존재가 한 순간에 사라지다 보니까 은혁을 찾는 게 은유가 유일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했고,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1 때는 말이 더 먼저 나갔는데, 시즌2에서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은혁을 찾는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되면서 더이상 소중한 걸 잃고 싶어 하지 않고, 희생에 있어서 배워가는 부분이 있다. 저는 은혁 오빠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것도 끈기 있고 결단력 있는 은유의 성격 중 하나이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은유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이응복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고민시는 "감독님께서는 시즌1 때와 달라진 은유를 보여주기를 바라셨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기 때문에 스타디움 내의 권력자인 지반장(김신록 분)의 미움을 사면서 끝까지 밖으로 나가서 오빠를 찾으려는 의지를 보인다. 누군가는 민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게 은유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키포인트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고민시는 이도현이 등장하는 시즌2의 엔딩 장면에 대해 "많은 분이 예상하시는 것처럼 시즌3에서는 은유와 은혁이 만날 수밖에 없다. 근데 행복한 엔딩이 될지는 모르겠다. 시즌3를 보시면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힌트를 주며 "시즌3를 촬영하면서 이도현 배우와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가 고맙다고 말했다. 덕분에 은유와 은혁의 서사가 잘 쌓여있어서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토슈즈를 벗고 군화를, 손에는 항상 무기를 쥐고 다니는 고민시는 "사실 몸을 많이 쓰니까 대사가 많이 줄어서 아쉬웠다. 그러나 시즌1 때와는 달라진 은유의 모습을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하기도 했고,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액션스쿨을 3~4개월 전부터 다녔고 훈련했다. 칼부터 총까지 안 써본 무기가 없다. 근데 몸 쓰기가 쉽고, 순간적으로 휘두를 수 있는 무기가 단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따로 매듭지어서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설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마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지만, '스위트홈' 시즌2, 시즌3을 촬영할 때는 대본을 보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다. 초반에 대사 톤이나 은유의 표정, 걸음걸이를 만들어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어떻게 보면 작품마다 처음처럼 돌아가서 다시 한 걸음 내딛는 느낌으로 하는데 '스위트홈'은 그 작업 기간이 더 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항상 촬영하면서 모니터를 보고, 앞뒤 장면들을 생각하고 또 계산해서 만들어가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현장에서 있는 그대로 저를 내던졌던 것 같다. 이런 작업을 해보는 것도 나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했지만, 다음부터는 제가 원래 하던 스타일로 작업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스위트홈'은 고민시에게 많은 배움을 가져다줬다. 그는 "액션을 촬영하면서 '난 아직 부족하고,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몸을 내던지는 것에 있어서 두려움을 가졌었는데 그걸 극복할 수 있었던 촬영 현장이었다. 다음 현장에서 몸을 내던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며 "대사 톤을 조절하는 데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스위트홈'을 찍으면서 많이 배웠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에게 남은 것들이 많은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스위트홈' 속 짧은 머리에 피 분장을 한 고민시는 앞서 7월 개봉한 '밀수'(감독 류승완)에서도 파격적인 분장을 선보인 바 있다. 그는 "분장하면 현장에서 더 에너지를 받긴 한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더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강하다. 어느 정도 도움을 받게 되는 거다. 근래에는 계속 피 분장 캐릭터 위주로 해서 이제는 좀 맨얼굴로 나올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해 보려고 한다"면서 차기작에 대해 "일상물이나 멜로를 하게 될 것 같다. 캐릭터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 좋아서 애처로워 보이고, 안타까워 보이는 모습을 표현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올여름 영화 '밀수'부터 '스위트홈' 시즌2까지 바쁜 한 해를 보낸 고민시는 "제가 활동하면서 가장 바쁜 한 해였다. 너무 감사한 건 여름에는 '밀수'로 사랑받았고, 겨울에는 '스위트홈' 시즌2로 다시 한번 인사드릴 수 있어서 저에게는 여러모로 영광스러운 해다. 좋은 일도 있었고, 내년에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도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고, 좋은 작품들로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